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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Log

<책> 매스매틱스 1 by 이상엽

본 책은 현재까지 알려진 특정 인물 시대의 이야기를 토대로, 저자가 그 위에 이야기를 덧씌워나간 소설이다. 즉 본 책에서는 피타고라스 시대와 유클리드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저자는 흥미 있게 그 시대의 수학사를 풀어내었다.

피타고라스 시대에서 가장 중점을 둔 이야기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무리수’에 대한 증명과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알고 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즉 직각 삼각형 두변의 길이의 제곱의 합이 해당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의 제곱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정리가 어떻게 해서 유도되어, 증명되었는지 물으면, 대답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무리수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무리수란 실수 중 유리수가 아닌 것이라고 알고 있다. 또한, 우리는 양의 실수에 루트를 씌운 것이 무리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루트는 어떤 수를 제곱해서 특정 양의 실수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어떤 수를 제곱하였더니, 2라는 숫자가 된다면, 그 어떤 수는 루트 2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루트, 즉 무리수에 대해서 대부분 알고 있는 지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수를 제곱해서 2가 되는 수가 왜 무리수인지, 즉 루트 2가 무리수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왜 루트 2가 무리수 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기가 힘들 것이다.

본 책은 이러한 것들에 대한 설명을 아주 흥미롭게 전달해 나간다. 또한, 그것을 설명해 나가는 과정에서 학문을 배운다는 것, 공부한다는 것, 지식을 쌓는다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얘기해 나간다. 즉 본 책에서 학문을, 배움에 있어, 단지 스스로가 정진하는 데, 그 의의가 있으며,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견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비교하려 해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학문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하며, 진리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상대적인 것이라 말한다. 이러한 말에 매우 동감한다. 진리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즉 진리란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에 기반한, 근사치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한 예를 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따로 존재하며, 시간과 공간을 상대적인 것이 아닌, 절대적인 것을 여기고, 그것을 진리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러한 뉴턴역학이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과의 모순이 존재하는 지점이 있었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인슈타인이 주장하여 증명한 것, 즉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며, 그리고 시간과 공간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것, 즉 시공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이로써,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이전에 우리가 진리라고 여긴, 뉴턴의 절대 공간에 대한 개념이 잘못된 것으로 증명된 것이다. 즉 진리가 수정된 것이다. 따라서, 진리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상대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는 만물을 수이며, 수와 그 비로 모든 사물을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피타고라스가 말하는, 여기서 수는 ‘자연수’ 이며, 수의 비는 ‘유리수’를 말한다. 즉 피타고라스의 교리와도 같은 위의 말에 해당하지 않는 수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즉 피타고라스 학파는 피타고라스가 설파한 ‘만물의 수’라는 이론에서, 만물을 표현할 수 있는 수와 수의 비 이외의 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몰락을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외의 수가 바로 무리수이다. 즉 수는 오늘 말로, 정수라고 할 수 있으며, 수의 비는 유리수이다. 즉 유리수는 정수의 비로 표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리수는 정수의 비로 표현이 불가능하다. 즉 피타고라스 학파가 설파한 내용에 반대되는 개념인 것이다. 이러한 무리수의 증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알려진, 직각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의 관계에 대해 먼저 증명을 해야 한다. 그 증명은 다음과 같다.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


위와 같은 논리를 전개해 나감으로써, 증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을 기반으로, 무리수를 증명할 수 있다. 즉 밑변과 높이의 길의가 모두 1인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를 서로소인 a와 b의 비, 즉 a / b 라고 하고, 그러면,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 (a / b)^2 = 1^2 + 1^2 = 2 가 된다. 위 식을 정리하면, a^2 = 2(b^2)이 된다. 그리고 even에 odd를 곱하든, even을 곱하든 그 결과는 무조건 even 이 나온다. 즉 even * even = even, even * odd = even 이 된다. 따라서 b의 값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a의 값은 짝수일 수밖에 없다. a가 짝수임으로, 다른 적당한 수 c를 가져와, a = 2c 라고 하자. 그러면, a^2 = (2c)^2 = 4(c^2) = 2(b^2) 이므로, 2(c^2) = b^2 이 된다. 따라서, b 또한, c의 결과에 상관없이 짝수가 된다. 즉 b는 짝수이다. 정리하면, 처음에 가정할 때, a와 b라는 두 수가 서로소라는 것을 가정하였다. 그러나 서로소 이기 위해서는 1 이외의 공약수가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a와 b 둘 다 짝수임으로, 1 이외에 2 라는 공약수를 가진다. 따라서 처음에 가정한 두 수가 서로소라는 가정에 모순이 된다. 따라서, ( a / b)^2 = 2 를 만족하는 수의 비, 즉 a / b 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무리수에 대한 증명은 귀류법을 통해, 증명한 방식이다. 즉 어떤 명제가 논리학적으로 참과 거짓이 명확하고, 참과 거짓 이외의 경우가 없을 때, 어떤 명제를 거짓이라고 가정하여, 모순되는 결과가 나오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명제가 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을 말한다. 즉 위의 무리수의 증명은, 유리수라는 명제를 가정하여, 전개해 나감으로써, 그 명제가 모순되었다는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유리수가 아닌 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즉 실수에는 유리수와 무리수, 두 수가 존재하며, 유리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임에 따라, 무리수가 존재함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전개 방식이 본 책에서 어렵지 않고, 매우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 피타고라스 시대와 관련된 이야기의 중점은 학문을 배운다는 것에 대한 본질,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무리수의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의 시대 이후에는 유클리드 시대와 관련된 이야기로 넘어간다.

유클리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가장 유명한 그의 저서, ‘원론’이다. 즉 공리와 공준과 정의를 바탕으로, 정리와 따름정리 등을 통해, 내용을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우리는 논리적이라고 이야기하며, 수학적 증명의 과정이다. 즉 수학적 증명의 과정을 유클리드가 쓴 저서인 ‘원론’을 통해, 그 논리 전개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다. 본 책에서는 이러한, 공리와 공준과 정의, 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이다. 즉 공리는 ‘전체는 부분보다 크다’와 같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해당 명제에 대해 증명을 거치지 않고, ‘참’이라고 받아들이는 명제를 말한다. 공준 또한, 공리와 같이 증명을 거치지 않고 ‘참’이라고 받아들이는 명제이지만, 공리와 다른 점은, ‘어떤 점에서 다른 점으로 직선을 그릴 수 있다’라는 것과 같이, 기하학에 한정되어 적용되는 관념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공리는 다른 학문 분야에도 일반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공리와 공준이 왜 중요하냐면, 우리가 어떤 명제를 증명해 나갈 때, 순환 논리에 빠지지 않게 해 주기 때문이다. 즉 a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b라는 명제가 필요하고, b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c라는 명제가 필요하고… 이와 같이 이어지면, 결국에는 어떤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a라는 명제가 다시 필요해, 결국에는 a라는 명제를 증명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순환 논리에 빠지지 않고, 방지하고자, 공리와 공준, 즉 증명을 하지 않고도 참인 명제를 씀으로써, 특정 명제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론에서 나타내는 공리, 공준, 정의, 정리 등에 대해 적용한 사례를 본 책에서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지렛대 원리와 두 도형의 무게 중심과의 관계를 통해, 매우 arbitrary 한 도형의 넓이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유클리의 원론에 쓰인, 용어의 의미를 설명하는 문장인 정의를 이용함으로써, 해당 주장에 대한 모순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즉 삼각형의 면적을 통해, 해당 삼각형의 두 점을 지나는 포물선과 그 두 점을 이은 선분의 면적의 비율은 3 : 1 이라는 주장을 하고, 이러한 주장은 평면의 무게, 즉 해당 평면에 포함되는 선분의 무한히 작은 무게에 대응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주장은 선과 면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관점이다. 즉 면을 무한히 작게 자르면 선이 된다는 것이다. 얼핏 우리의 직관에 들어맞아, 참인 명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원론에 쓰인 선과 면에 대한 정의를 보면, 선이란 폭이 없는 길이 이며, 면이란 길이와 폭을 갖는 것이다. 즉 폭이 존재하는 면과 폭이 존재하지 않는 선은 처음부터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원론의 선과 면에 대한 정의에 따라, 면을 무한히 작게 잘라도, 결국에는 무한히 작은 면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과 더불어 면을 무한히 쪼개면 선이 된다는 공리는 원론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삼각형과 포물선 면적의 비를 구하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펼치게 된다. 그럼으로써, 더욱 우리에게 공리와 공준, 정의와 정리가 무엇인지, 마음속에 와닿게 만든다.

본 책은 수학을 좋아하는 누구나, 또는 학문을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즉 공부한다는 것, 지식을 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매스매틱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