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책은 여행 유튜버로 유명한 ‘원지의 하루’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가 저술한 책으로, 여행 유튜버로 정착하게 되기까지의 자신의 삶에 대해 적어내려가는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저자의 유튜브 채널, 즉 ‘원지의 하루’라는 채널의 영상들을 보며, 불확실성이 높은 행위 중 하나인, ‘여행’을 여성 혼자, 세계를 누비며, 그가 하는 유머들 속에서 보이는, 그녀의 내면의 단단함과 독립성으로 인해, 더욱 저자에 대한 흥미가 생겨, 그가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어떠한 경험들로 인해, 어떠한 관념이 생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본 책을 읽게 된 계기가 크다.
초반, 즉 챕터 1에서 저자는 자신의 10대 시절의 가정 상태에 대해 서술해나간다. 즉 저자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나갔다. 하루는 저자가 자신의 친언니와 새벽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고 나온 뒤, 택시를 타려고 길거리에 나왔을 때,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그때 저자의 심정이 어떠할 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저자는 자신의 상황들을 정제된 글로 담담히 써내려가지만, 챕터 1이 다른 챕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짧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챕터 1에서, 저자가 자신의 가정의 경제적 상황들을 정제된 말로, 특히 시적인 표현으로 써내려갈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지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선천적으로 모험가적 기질과 방랑가적인 기질이 강해,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이라는 행위는 낯선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즉 끊임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되는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이 직접 돈을 모아, 90일 동안 혼자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도전을 하고, 그 이후에는, 대학을 졸업한 후, 설계사무소에 취직하여 다니던 직장을, 자신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행위가 트리거로 작용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근무 기간에도 불구하고, 퇴직이라는 큰 용기가 필요한 행위를 하게 되고, 또 그 이후에는,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을 도전하게 된다. 정말 용기가 많이 필요한 행위들의 도전을 끊임없이 해나가는 저자에게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다.
퇴직 후, 자신의 일상들을 영상으로 남겨,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취미 생활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중, ‘아프리카’라는 나라에 대한 고정관념, 즉 ‘후원으로 먹고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즐비한 곳’이라는 다양한 매체들로 인해 생긴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만이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먹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아프리카 유튜버 양성’이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즉 다시 우간다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여행이 아닌, 사업으로 말이다. 그러나 저자가 아무리 영상제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해도, 우간다인들의 노동을 고취시키지는 못했다. 즉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삶 자체가 한국 사회와 같이, 노동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적으로 느끼고 있어, 노동을 열심히 수행해나가는 삶이 아닌, 노동에 대한 의욕 자체가 없어보이는, 매우 느긋한 삶을 살아간다. 즉 ‘아프리카 유튜버 양성’이라는 사업 또한,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이 사업이 실패라는 것을 규정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 결정적 계기는, 우간다에서 저자가 겪은 교통사고로 인해서다. 몸의 외상과 내상은 크지 않은데, 당시의 상황이 전혀 기억이 안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즉 일시적 쇼크로 인해, 당시의 기억이 저자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우간다에서의 삶의 안정성에 대한 회의로 인해, 우간다에서의 삶을 접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와, 우연히 지인에 의해 알게 된 공고에 지원하여, 합격하게 된다. 그로 인해, 미국에서 기업을 홍보하는 것과 관련된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일, 즉 영상제작자로써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또한, 이전에 창업을 준비한 과정에서, 디자인 부분을 담당한 경험으로 인해, 처음에는, 하숙집 주인의 블로그의 디자인을 재단장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그로부터 지인에 지인을 거쳐, 그래픽 디자이너의 삶도 살아간다. 또한, 유튜브에 자신의 영상도 꾸준히 올리면서 말이다. 즉 처음에 기업의 홍보 영상 제작에 관한 영상 제작자로 시작해, 다양한 외주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쌓게 되며, 프리랜서 영상제작자, 그래픽 디자이너, 유튜버라는 3개의 직업을 가진 삶을 미국 LA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삶들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은, 직업 박람회에 방문하여, 면접을 본 기업에 합격하게 되어, 자신의 삶의 거처가 LA에서 시애틀로 이동하게 되는데, 해당 기업이 영주권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노동을 착취하고 있는 불합리성에 의해, 출근한 날이 퇴직한 날이 되어버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저자는, 꾸준히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던 탓인지, 처음에는 에티오피아 관광청에서 사전 답사 여행인, 팸 투어에 초청되고, 점차 여러 나라에 초청되어, 여행을 다니게 된다. 하지만 취미가 일로 바뀌면, 해당 행위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저자 또한 깨닫게 된다. 즉 취미 활동이였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활동이, 일이 되어,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됨으로 인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회의를 가지게 된다. 이로 인해 저자는 다 내려놓고, 필리핀으로가 약 한 달간의 유유자적한 삶을 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즉 자신이 현재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자신에게 있어 ‘여행’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사색을 해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저자는 비록 한 달 간의 여행을 떠났지만, 고요하고 평범한 일상이 자신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됨으로써, 다시금 ‘여행’이라는 행위에 대해, 설렘을 가지게 되고, 자신이 이때까지 해온, 즉 한국이라는 사회가 정해놓은 올바른 삶의 루트라는 고정관념과 타인의 잣대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따라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이 행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며, 특히 일이지만, 궁극적으로 취미적인 행위가 되고 싶은 ‘여행’이라는 행위를 계속 해나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현재도 진행형인 것이다.
저자가 여행을 하며, 깨달은 점들을 한 문장, 한 문장 써내려간 것을 보며, 즉 저자가 ‘여행’이라는 행위를 해나가며 깨달아 나간 것들, 즉 어떠한 일을 해나가든지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이라는지, 일상 속에서 여유를 가진다는 것의 중요함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라든지, ‘과거’ ‘미래’도 아닌,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여,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야겠다'라는 태도라든지, ‘여행’이라는 행위가 좋아서 현재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즉 특정한 일을 지속해나가기 위해서는, 정말로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해야만 한다는, 즉 그래야만 그 일에 대한 열정이 생겨, 어려운 문제가 발생해도, 강한 인내심을 발휘해, 해결해나감으로써, 지속해나갈 수 있다는, 이러한 통찰과 깨달음을 얻은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한 행위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자신이 과거에 한 행위에 대해 반추하는 행위를 거쳤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사유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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