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봄에 나는 없었다 by 애거사 크리스티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만의 지극히 주관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가지고 삶을 살아나간다. 즉 개개인이 보는 삶이란 개개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세상이므로, 자신들의 주관적인 관점에 의한 모두 서로 다른 세상이다. 그러한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만의 세계가 전부인듯이,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조앤‘이라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에게는 ’로드니‘라는 남편이 존재하고, 총 3명의 자식들이 존재한다. 또한, 고등학생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블란치‘라는 동창생이 존재한다. 본 책은 ’조앤‘이라는 인물의 관점에서, 주로 5명과의 관계에 대해 서술해나가고, 또한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대하는 행위들에 대해서 서술해나간다. 그녀는 고등학생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블란치‘라는 인물을 우연히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데, 그의 모습이 자신의 기준에서 생각하기에는 볼품없다고 생각하여, 그녀는 그에 대해 경멸과 우월감을 가지게 된다. 즉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관념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어떠한 삶이 올바른 삶인지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하여,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관념과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에 대한 관념과 자신이 생각하기에 어떠한 외적인 모습이 올바른지에 대한 관념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에 대해서는 경멸을 느끼며, ’불쌍한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이러한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에 매몰된 그녀가 부모일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우리는 예측할 수 있고, 그 예측된 것들이 그대로 본 작품에 서술되어 있다. 즉 그녀는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겨, 자신과 동일시 함으로써,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자식들을 통제하였다. 또한 자식 뿐만이 아닌, 남편 조차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통제하였다. 따라서, 그녀는 자식들을 독립된 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그들의 삶을 책임져 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준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자식들의 삶을 설계하고 그대로 행동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그들은 그녀의 허수아비에 불과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남편에 관해서는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돈을 중시하고, 삶에서 행복보다는 ’의무감‘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그를 통제하여, 그가 좋아하는 일인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일이 아닌, 자신이 그토록 하기 싫다고 그녀에게 여러번 말한 변호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여기서 말한 그녀의 의무감은, 자신(부모)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며, 따라서, 자신(부모)은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가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말한 자식을 위한 희생은, 자식의 관점에서 바라보아, 자식을 서포트 해주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관점에서 자식을 바라보고, 자식이 필요한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결정하는 ‘이기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또한, 누구든지, 타인을 위해서 희생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식들이 독립된 한 인격체로써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 그 뿐이다. 타인의 삶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삶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그 희생이 정말로 타인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만의 착각에 빠진 이기적인 행위인지 분간을 제대로 해야 하며, 또한 타인의 삶은 자신이 책임져줄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그에 맞게, 본인들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즉 주체적인 인간이 되도록 서포트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기만의 세상에 매몰되고, 자아도취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우월감을 느끼려는 것과 자기애적 과잉, 즉 나르시시즘적인 특성을 가진 인물로 묘사할 수 있는 그녀는, 오로지 뭐든지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현실을 외면하는, 즉 현실 도피의 특성이 강한 성향의 인물이다. 그러한 그녀가, 우연한 계기로,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숙소에서 며칠간 발이 묶이게 되고, 항상 분주하게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즉 항상 초점이 외부로 가 있던 그녀가, 우연치 않은 계기로,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들에 대해서 인지하기 시작하게 되고, 그 생각들은 자신들이 이때까지 합리화하며, 외면 해왔던 진실들이다. 처음에 그녀의 반응은, 자기 자신을 그대로 직면할 용기가 없어, 자기합리화를 하며, 현실을 회피하는 방어기제를 작동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 있기가 너무 괴로워, 타인 의존적인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을 보이고, 또 시간이 흐르자, 분노의 방어기제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순응의 단계에 접어들어, 결국 자기 자신이 회피하던 진실을 그대로 마주보게 된다. 그럼으로써, 집으로 돌아가면, 남편에게 용서를 구할 마음을 가지게 되고, 그러한 마음을 품고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그녀는, 익숙한 환경들로 인해, 다시 초점이 외부 돌아가, 사막의 숙소에서의 자기 자신과 직면한 것을 그 주위의 환경(사막과 고립되어 있는 환경) 탓으로 돌림으로써, 그것은 사실이 아닌, 단지 환경에 의한, 이상한 ’상상‘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된다. 따라서 결국에는, 남편에게 용서가 아닌, 본래 자신이 행동하던 대로, 즉 자신만의 세계에 매몰되어, 남편을 자신의 기준대로 행동하도록 예전과 같이 다시금 통제하게 된다. 이 후, 에필로그로 이어져, 남편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고, 그녀가 사막에서 직시한 것이 그저 ’상상‘이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그렇게 이야기가 이어지다 막을 내리게 된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타인을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기준대로 행동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교모히 통제한다. 즉 우리 모두에게는 일종의 ’독재자‘같은 마음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각자 세상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을 이해하고, 세상에는 약 80억명의 사람이 존재하므로, 서로 다른 약 80억개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로 대함으로써, 처음에는 오로지 자신이 경험한 것에 기초하여 형성된 자신만의 세계가, 열린마음으로,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바이다.